[금식] 금식 2일차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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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om Pixabay OpenClipart-Vectors's Image

아침에 피곤한 몸을 이끌고 샤워를 했다. 몸이 뭔가 마른 것처럼 느껴졌다. 하루 만에 말랐나 싶었다. 어제 잘 때, 꼬르륵 소리가 많이 났고, 배 왼쪽 아래, 위가 있는 부분이 뭔가 불편하게 느껴졌던 게 기억이 난다.

 

자전거로 노래를 들으며 출근을 했다. 원래 몸에 열이 꽤 있는 편인데, 금식을 하고부터는 뭔가 춥고, 손이 찼다.

 

회사에서 오전에 요청된 일이 많았다. 주로 하는일이 코드를 작성하고,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인데, 뭔가 에러도 많이 나고, 머리가 아팠다. 그러다 보니 약간 지치고 조급했다.

 

평소처럼 커피를 마셨는데, 심장의 두근거림이 느껴졌다. 일을 하는데 오늘따라 추웠고, 손이 찼다. 그래서 겉옷을 입고 일에 집중했다.

 

점심시간이 되었다. 생각보다 배가 고프지 않았다. 커피를 마셔서 그런가 싶다. 오늘도 혼자 남은 사무실 책상에서 노래를 들으며 책을 읽었다. 점심시간이 끝나고, 오늘도 밥을 안 먹자 주변에서 약간 걱정을 해주었다.

 

오후 2시. 근육들이 뻐근하고, 몸에 힘이 많이 없다. 뭔가 고개를 돌릴때, 살짝 취했을 때처럼 시야가 느리게 바뀌는 느낌이다. 생각보다 일이 밀리면서, 천천히 하려고하는데 약간 스트레스를 받는다. 어제가 특별히 여유롭게 집중이 잘된 날이구나 싶었다. 그런데 평소보다 스트레스나 머리아픈일에 취약한 기분이 든다. 종종 배에서 꼬르륵소리가 갑자기 여러 번 났다.

 

오후 3시 20분. 뭔가 혼란스럽다. 일이 생각대로 진행되지 않아서 그런 걸까 싶다. 휴게실로 가서 창밖으로 바라보며 잠깐 쉬었다. 불현듯 웃음이 나온다. 뭔가 스스로 상황이 너무 웃기게 느껴졌다. 그러다 순간 울음이 나올 뻔했다. 원인은 모르겠다. 그리고 지금 순간 순간이 매우 길게 느껴진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렇게 일을 진행하다 어느새 퇴근시간이다. 자전거를 타고 집에 왔다. 평소보다 순간 순간에 존재하는 느낌이다. 생각에 빠져있는 경우가 많았는데, 뇌에서 에너지를 아끼려고 그러는 건가 싶다.

 

집에 와선 네이버 웹툰을 보다가, 주말에 봤던 판타지 소설을 읽었다. 음식 묘사가 나올 때 정말 힘들었다. 배가 고프다. 중간중간 내가 뭐 하는 거지? 그냥 밥 먹을까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결국 둥글레차를 끓였고, 따듯한 차를 마시며 소설을 읽었다. 

 

오늘의 변화를 요약하자면, 춥고 배고프다. 스트레스에 쉽게 지치는 느낌이다. 시간이 길게 느껴진다. 갑자기 웃음이 나오다 눈물이 나올뻔해서 놀랐다. 평소에 생각에 빠져있을 때가 많은데, 그냥 순간에 존재하는 비율이 늘어난다. 배고픔은 순간순간 일어날 뿐 일상적으론 크게 배고픔이 느껴지진 않는다.

 

이제 자러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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